설 연휴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간다. 매일이 휴가여서 실제적으로는 연휴든 아니든 별 상관이 없는데도 왠지 아쉽다.
연휴 시작하는 날, 지인 J에게서 새해 안부 문자가 왔다. 시간적으로 삐삑~ 하고 문자 소리가 날 때부터 왠지 걔일 거 같았다. 연말에도 보내왔었다. 너무나 뻔하게 단체 티가 나는 문자다. 그리고 J 이름♡J 와이프 이름이 찍혀 있었다.
나는 명절 전후에 단체 문자 같은 건 보내지 않는다. 그렇게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관리 리스트도 없다. 애초에 저장하고 있는 전화번호란 것이 많지 않아서. 안부가 궁금하다면 대규모 단체 문자 같은 걸 쏠 필요 없잖아. 명절에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면 그냥 전화를 하거나 개별 문자를 보내는 게 낫습니다요. 게다가 불성실해 보인다고.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비슷해서 웬만해서는 안부 단체 문자 같은 건 보내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기로 J는 명절에 안부 문자를 보낼 정도로 살가운 성격이 아니었다. n년 동안 아는 사이였지만 2009년 말까지 그런 문자따윈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구. 그런데 [+♡ 와이프 이름]을 넣은 단체 문자라니 어처구니가 없군. 부부 공동의 지인이 아닌데 굳이 부부 명의로 안부 문자를 보내는 건 뭐람? 결혼했다고 자랑하나요? 아님 정계 진출이라도 노리고 있나? 와이프가 결혼식 초대 리스트를 가지고 관리해 주고 있나? 암튼 이유가 뭐가 되었든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물론 의도야 나쁜 게 아니었겠지만, 코드가 맞지 않는 친구는 이래서 좀 곤란하다.
'단체 문자 사절'이란 답문자를 보낼까 하는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나 너무 유치하군. 그냥 조용히 스팸번호 처리하는 게 나을지도. 실은, J 번호가 내 핸폰에 저장되어 있지 않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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