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시화와 함께 지산 밸리 락페스티벌에 갔다. 오아시스가 온다는 말에 오래전부터 두근두근. 오아시스는 린킨파크와 함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니까.
지산락페는 빅탑스테이지(메인)과 그린스테이지(서브)로 나뉘어 있는데, 점심 먹고 출발해서 지산에 도착하니 그린에서 짙은의 공연이 막 끝나가는 참이었다. 짙은이 끝나고 이어지는 무대는 몽구스. 시화가 주목하는 밴드여서 잠시 감상. 보컬(몬구)은 만화캐릭터 같이 귀여운 얼굴이다. 이나중 탁구부에 나올 것 같은 개구장이 같은 외모로 되게 예쁘게 노래한다. 드럼(링구)은 보컬과 얼굴이 너무 닮았다. 혹시 둘이 쌍둥이야?
빅탑으로 이동하니 장기하와 얼굴들. 미미시스터즈가 도도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쌈싸페 이후 엄청난 속도로 뛰어올라, 무려 지산락페의 메인무대에 서다니! 나도 좋아하는 밴드지만 정말 대단하다. 큰 무대에서도 파워가 지지않고 흥겨운 분위기를 살려 주었다.
이어 일본밴드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아지캉). 보컬이 너무 얌전해 보이는 외모로, 마치 성실하게 출근해서 일하다가 퇴근 후에 밴드하는 회사원처럼 생겼다. 다른 멤버들도 다 얌전해 보이는 인상. 그래서 음악도 왠지 성실한 느낌? 1996년에 데뷔했다니 10년이 넘는 관록의 팀인데도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그린의 요조가 좀 궁금하기도 했지만 더 궁금한 건 락페 현장. 맥주 한 컵 사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부스 구경을 했다.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는 곳은 없구나. 기웃거리다 개울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도 신발 벗고 개울에 들어가서 놀았다. 물이 정말 차갑다!
이번 지산락페에서 꼭 보고 싶었던 건 언니네이발관과 오아시스.
한참 노닥거리다가 언니네이발관을 보러 그린으로 이동. 언니네이발관이야말로 얌전한 밴드의 대명사...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파워풀한 시작에 깜짝 놀랐다. 특유의 유함은 그대로지만 락페에 걸맞게 굉장히 열기가 오른 모습이다. 그냥 좋아하는 거라 자세한 밴드 속사정은 모르지만, 그전보다 더 강렬해진 느낌.
오아시스는 역시 오아시스! 빅탑으로 돌아오니 엔딩무대이기도 해서 정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있다. 대형화면에 멤버들 얼굴이 비추는 걸 보니, 아, 오아시스도 많이 나이들었구나! 하고 새삼 감회에 젖었달까. 오아시스는... 참 좋다.(아 이건 또 초등생 같은 표현.) 무언가 깨부수는 파워가 아니더라도 은근하게 피를 끓게하는 파워랄까. 아, 좋구나.
락페는 여러 팀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줄창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자유롭게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참 좋다. 그리고 열린 공간의 여유로운 느낌이 참 좋다. 불타는 청춘들처럼 페스티벌 내내 상주하여 즐기지는 못했지만, 여름에 락페는 빼놓을 수 없는 큰 이벤트다. 그 동안 락페=진흙탕이 공식처럼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참 좋아서 힘들면 아무데나 앉아서 쉴 수 있어 좋더라.
지산 밸리 락페스티벌 http://www.valleyrock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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