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K형에게 빌린 캠코더를 돌려주려고 나갔는데 예상치 않게 J네가 함께 있었다. K형네와 절친이 되어 자주 같이 보는 건 알지만, 나는 아직 서먹한 사이다.
이미 1차를 한 형네들이라 내가 도착하자 2차로 자리를 옮겼는데 J와 마주보고 앉게 되었다. J는 내게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왜 그런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걸까. 어차피 그런 것에 대해 목록을 갖고 있지도 않고 한두 가지로 답할 수도 없는 건데. J는, K형네랑 같이 자주 보게 되니까, 너는 그냥 이렇게 잠깐씩 만나는 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너랑 친해지고 싶고 그래서 물어보는 거라고 했다.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아마도, 나는 K형네가 같이가 아니라면 J랑 만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난 P형이 나오지 않아서 J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부아가 난 상태였으니까.
사람에 대해서 점점 더 까탈스러워지고 있다. 정말 진지하게, K형에게, 앞으로 J네가 온다면 나는 부르지 말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K형네를 실망시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J는 선량하지만, 편하지는 않다. 뭔가 다른 스타일이라서.
암튼, 내가 J에게 대답해 준, 좋아하는 것의 목록은 1. 세계 평화, 2. 아이돌, 3. 남자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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