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아시아 : <2009 외인구단> vs <천하무적 야구단>│이 남자들이 야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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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만화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어쩐 일인지 그닥 주목을 받고 있는 거 같지는 않지만, 만화계에서는 이러 저러한 행사들을 조용히 치러내고 있다. 그리고 우연이겠지만 198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이현세의 야구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2009 외인구단'으로 드라마화되었다.(그닥 내 취향이 아니어서 아직 한 번도 보지는 못했다.)
요즘 케이블 TV에서 재방송되는 오락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을 몇 번 봤는데, 이게 또 꽤 기묘한 프로그램이다. 임창정, 이하늘, 김창렬이 주축이 되어 연예인 야구단을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야구도 잘 모르고 라인업이 별로라 관심도 없었는데 꽃남 김준과 오지호가 가세하면서 가끔 눈길이 간다. 그런데 이 야구단의 정체가 꽤 미묘하다. 제목에서는 이상하게 빠져 있지만 이 야구단의 이름은 '천하무적 새마을 야구단'이다. 로고에도 세 잎짜리 새마을 마크가 들어가 있고 유니폼이 없어 입고 다니던 단체 트레이닝복도 새마을 초록색. 뭐야, 이거 되게 수상쩍잖아?
야구라면 꺼뻑 죽고 되도않은 지옥 훈련을 한답시고 호들갑을 떠는데, 내가 가장 감정이입이 되는 출연자는 '야구 안 하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마르코다.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는 야구 규칙에 대해 문외한이라 세이프와 아웃의 손신호조차 헷갈리는 선수다. 사실 야구는 전지구적인 인기 스포츠는 아니잖아? 야구 문외한의 눈으로 바라볼 때에는 천하무적 일당들의 호들갑이 우습기 마련이다.
'새마을'이라는 수상쩍은 타이틀 때문에, 몇 안되는 꽃남들에게 홀려(얼마 전에는 열여섯 살짜리 아이돌 그룹 멤버도 가세했다)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가 문득 괴상한 회고감에 빠진다. 그래 저 새마을이란 구호가 떵떵거리던 과거에 우리나라는 어땠더라? 직접 작사 작곡까지 해가며 새벽종을 온 나라에 울리며 노동을 독려했던 창시자는 둘째 치고 그 뒤를 이어 비슷하게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후계자인 양 위세부리던 어느 통치권자는 제 형제에게 그 이름을 딴 금고를 주어 부패의 온상으로 만들기도 했었지. 그리고 3S 정책으로 국민의 눈을 홀렸었다.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가 된 게 솔직히 그리 깨끗한 시작은 아니었단 말이다. 그러니, 연예인+스포츠+방송이 결합된 '천하무적 새마을 야구단'을 보며 마음이 불편해지는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스포츠는 정말 건전한가? 아니 뭐 잘 모르겠다. 맹목적인 것은 모두 두렵다. 괜히 오락 프로그램 하나에 마음이 이렇게 어지러워지는 건 시절이 수상하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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