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보면서 늘 궁금했다. '오징어 보쌈'이 대체 뭘까? 오징어를 꽤 좋아하기 때문에 솔깃했는데, 가본 지인들의 평이 그닥 좋지 않아서 갈 기회가 없었다. 어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이 비가 쏟아져 어디 멀리 밥 먹으러 가기 부담스러운 김에, 대학로에서 일하게 된 지 무려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 봤다. 개그우먼 김지선의 남편이 운영한다고 하던데, 카운터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그럼?
메뉴는 굉장히 단순하다. 오징어 보쌈, 섞어찌개, 그리고 오징어 만두와 방울 만두. 오징어 보쌈은 오징어를 데쳐서 고추장 양념을 살짝 끼얹고 거기에 무말랭이를 같이 먹는 것. 양념이 정말 맵다! 돼지고기 보쌈집에서 나오는 무말랭이와는 미묘하게 양념 맛이 다르다. 오징어 보쌈이 이렇게 매운데, 섞어찌개도 청량고추를 넣어 맵게 끓인 것이라 맛이 중화가 안 된다. 홍합국이나 콩나물국 같은 시원한 국이 같이 나오면 더 좋을 텐데.
오징어를 좋아한다면 오징어 보쌈은 꽤 먹을 만한 메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맛이다. 게다가 보쌈 양념이 엄청나게 매우니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그냥 간을 전혀 하지 않고 데친 콩나물과 무채, 상추 정도인데, 다들 너무 시들시들하니 맛깔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 나는 원래 오징어를 퍽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정성과 손맛이 느껴진다면 자주 먹으러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지. 나름 대학로에서는 맛집으로 꽤 유명하다지만 오징어 보쌈이란 게 흔치 않은 메뉴라 그런 거 같다.
... 그나저나, 카테고리는 맛집인데, 맛집이라고 해도 되려나.
보쌈 당한 오징어
(02)744-5034
서울 종로구 동숭동 1-89 석마빌딩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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