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기간에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야근할 때 인터넷 쇼핑이 소소한 기쁨이 되곤 한다. 제일 흔한 건 책과 CD다. 어차피 한 가지뿐이라 복잡하게 고를 필요가 없다. 이번 달에는 DVD를 하나 샀다. 꽤 오래 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있다가 드디어 구매버튼을 눌렀다.
영화 <앤티크> DVD다.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이미 봤는데, 요시나가 후미의 원작만화도 재밌었지만 영화도 참 예쁘게 잘 만들었다. 일단 4명의 꽃미남들이 눈을 즐겁게 하고, 케이크를 정말 맛있게 보이게 한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케이크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졌었다.
그런데 굳이 DVD까지 지르게 된 건, 주지훈의 마약 사건 때문이다. 그 뉴스를 듣는 순간 결심했다. 아 <앤티크> DVD를 사야겠구나 하고. 당분간 활동을 못하게 될 테니, DVD라도 봐야지.
주지훈이 나온 작품은 드라마 <궁>과 이 영화 <앤티크>밖에 안 보았는데, 나는 <앤티크>로 주지훈의 팬이 되었다. <궁>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그냥 아직 덜 자란 어린애 같은 느낌이었는데, <앤티크>에서는 정말 귀엽더라고. 윤리적인 관점에서는 유명 배우가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것이 통탄할 노릇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나는 그닥 그런 것에 마음 쓰이지 않았다. 다만 이 배우가 당분간 활동을 못하게 된다(어쩌면 아주 치명적인 전력이 될지도)는 것이 아쉬웠다.
야근을 하고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앤티크> DVD를 컴에 넣고 다시 한번 보았다. 역시 눈이 호강한다. 주지훈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복잡한 속사정을 가진 케이크 카페 사장 진혁의 역을 능숙하게 해낸다. 주지훈뿐 아니라 김재욱도 되게 맘에 들었다. 객관적으로는 연기가 아직 어설프다는 평이었지만 배역에 꽤 잘 어울리던걸. 원래는 되게 남자다운 외모지만 '마성의 게이'의 미묘한 눈빛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만화 속의 캐릭터보다도 나는 이쪽이 더 맘에 든다.
이런 근사한 케이크 카페가 있다면 나는 매일매일 다니리라. 꽃미남과 케이크라, 정말 멋진 조합이다. 꽃미남과 연애는 하고 싶지 않아. 딱 이 정도의 거리에서 즐겁게 감상하는 것이 제일 좋다. 비현실적이지만 그러니 빛의 예술 영화에 딱이 아닌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