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6일 토요일

아이티 강진과 믿음

중앙아메리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강진이 일어나,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워낙도 가난한 나라여서 더 힘들어지고 있나보다. 나라 이름만 어렴풋이 아는 데였는데, 지진 기사로 그 나라 사정을 조금 더 알게되고 마음이 더 조금 묵직해진다. 세상에는 힘들게 사는, 왜 그래야하는지 모르고 그래야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래도 강진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기관들이 긴급구호에 나섰다. 인터넷 소식들도 속속 올라오고, 이메일로도 모금 소식이 들어온다. 그리고 나는 잠시 망설였다. 어느 단체에 기부해야 하나. 이것이, 조직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의 망설임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내가 교회에 다닌다면, 절에 다닌다면, 나는 아주 신속하게 나의 모금함을 골랐으리라. 어린이들을 돕고 싶지만 '조직'이란 걸 별로 신뢰하지 않는 걸 나는 너무 여러 다리를 걸쳐놔서 여러 통의 이메일 가운데 어디를 골라야 할 지 사흘 동안이나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그래도 이곳이 가장 중립적일 거야 하는 맘으로 유니세프를 선택했다.

그래서 문득 생각한다. 기독교에서 왜 '믿음'을 강조하는지. 어쩌면 내가 망설이는 사흘 동안 내가 구할 수 있었던 어린이가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나의 소소한 망설임은 죄악이다. 선택의 순간에 언제든 뛰쳐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맡길 조직이 하나쯤은 필요하다. 혹시 그 조직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못해도, 이런 선택만큼은 맡기겠습니다 라고 골라 놓아야 하는 거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www.unice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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